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가 지금까지 견적을 냈던 걸 기준으로 고객 관리나 계약 관리처럼 한 가지 업무를 처음부터 만드는 건 400~500만원대, 결재나 손익, 재고, 회계처럼 여러 업무를 한 번에 묶는 ERP는 1,000만원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손보거나 몇 개를 하나로 합치는 일은 100만원 안팎에서 끝난 적도 있고요. 금액은 전부 부가세 포함 기준입니다.

같은 "CRM 만들어 주세요"라도 금액이 두세 배씩 차이가 나는 건, 화면이 몇 개인지보다 그 안에서 누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다른 데이터와 얼마나 엮이는지에 따라 손이 가는 정도가 달라서 그렇습니다. 아래에 실제로 금액이 갈렸던 지점을 적어 봤습니다.

실제로 견적을 냈던 범위

기존 프로그램 수정이나 통합, 100만원 안팎. 여러 개로 흩어져 있던 사내 사이트를 로그인 하나로 묶는 일이 있었는데, 다행히 전부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새로 짤 필요가 없었고 100만원 조금 넘는 선에서 정리됐습니다. 소스를 받아볼 수 있고 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으면 이 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가지 업무 전산, 400~500만원대. 현장 일정과 고객, 견적, 문자 안내까지 이어지는 CRM이 500만원 안쪽으로 나왔던 적이 있습니다. 고객 관리 하나라고 해도 권한 구분, 엑셀 양식 그대로 뽑아내기, 알림 같은 게 붙으면 이 정도 선이 나오는 거 같습니다.

여러 업무를 묶는 ERP, 단계별로 500만원 안팎부터. 결재, 손익 대시보드, 재고 주문, 미수 미지급, 프로젝트 관리까지 원하셨던 건은 한 번에 다 하지 않고 세 단계로 나눠서 1단계 480~650만원, 전체로는 1,300~1,800만원 범위로 안내드렸습니다. 처음부터 전부 하는 것보다 가장 급한 걸 먼저 쓰면서 넓혀가는 쪽이 부담도 덜하고 실패할 일도 적습니다.

금액이 갈리는 기준

제가 견적을 낼 때 실제로 보는 건 크게 다섯 가지 정도입니다.

첫째는 권한 단계인데, 직원은 본인 것만, 팀장은 팀 것까지, 관리자는 전체를 보는 식으로 나뉘기 시작하면 화면마다 보여줄 범위를 따로 맞춰야 해서 손이 꽤 갑니다. 승인이나 결재 단계가 들어가면 그 단계별로 누가 무엇을 누를 수 있는지까지 정해야 하고요.

둘째는 다른 데이터와의 연결입니다. 외부 사이트에서 정보를 주기적으로 가져와 채우거나, 문자나 메일을 보내거나, 기존에 쓰던 프로그램과 데이터를 주고받아야 하면 그만큼 올라갑니다. 사람이 입력하고 조회하는 것만 있으면 생각보다 빨리 끝나는 편입니다.

셋째는 데이터 이전으로, 쓰던 엑셀이 양식이 하나로 정리돼 있으면 금방인데 직원마다 양식이 달랐거나 몇 년 치가 섞여 있으면 정리하는 데 시간이 듭니다. 이건 엑셀 데이터를 전산으로 옮기는 방법에 따로 적어 뒀습니다.

넷째는 출력물입니다. 계약서, 견적서, 정산서처럼 회사 양식 그대로 뽑혀 나와야 하는 문서가 몇 종류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다섯째는 서버와 도메인인데, 이건 제작비와 별개로 회사 명의로 직접 결제하시는 걸 권하는 편입니다. 나중에 제가 아니라 다른 분이 맡게 되더라도 회사가 주인이어야 하니까요.

금액을 줄이고 싶을 때

금액을 깎는 것보다 범위를 줄이는 게 결과가 훨씬 좋습니다. 같은 기능을 싸게 만들려고 하면 어딘가 빠지게 되는데, 범위를 줄이면 만든 부분은 제대로 쓸 수 있으니까요. 가장 불편한 업무 하나를 먼저 만들어서 몇 달 써 보고, 그다음에 필요한 걸 붙이는 식으로 가면 처음 들어가는 돈도 줄고 쓰면서 바뀌는 요구도 자연스럽게 반영됩니다.

그리고 작업 사례로 공개해도 된다고 해 주시면 금액을 조금 빼 드리기도 합니다. 회사 기밀이나 고객 정보는 당연히 가리고 화면 구성 위주로만 싣습니다.

시중 프로그램과 비교하면

월 구독형 프로그램은 처음 비용이 거의 없는 대신 인원수만큼 매달 나갑니다. 열 명이 몇 년을 쓰면 맞춤 제작비를 넘어가는 시점이 오는데, 그 전에 업무가 프로그램에 안 맞아서 엑셀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CRM은 구독할까, 만들까에 따로 정리해 뒀습니다.

견적 받기 전에 준비해 두시면 좋은 것

견적을 정확하게 받으려면 세 가지 정도만 있으면 됩니다. 지금 쓰고 계신 엑셀 파일이나 프로그램 화면 캡처, 누가 입력하고 누가 확인하는지 정도의 업무 순서, 그리고 꼭 뽑혀 나와야 하는 문서 양식입니다. 이게 있으면 화면이 몇 개 나올지, 권한을 몇 단계로 나눠야 할지가 바로 보여서 금액이 나중에 크게 바뀌지 않습니다.

"일단 대충 얼마예요"로 시작하면 저도 넓게 범위를 말씀드릴 수밖에 없고, 실제로 만들 때 생각보다 붙는 게 많아져서 서로 곤란해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자료가 정리돼 있지 않아도 괜찮으니 있는 그대로 보여 주시면 제가 정리해서 다시 여쭤보는 쪽이 빠릅니다.

금액만 보고 고르실 때 조심할 부분

같은 요구를 두고 견적이 반값으로 나오는 곳도 있는데, 그럴 때는 데이터 이전이 포함인지, 서버에 올려 주는 것까지인지, 다 만든 뒤 수정은 언제까지 해 주는지를 꼭 확인해 보시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화면만 만들어 주고 실제로 쓰기 시작하는 데 필요한 일은 따로 받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소스와 데이터베이스가 회사 소유로 넘어오는지도 같이 보셔야 나중에 다른 곳에 맡기실 때 막히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견적은 어떻게 받을 수 있나요?

지금 쓰고 계신 엑셀 양식이나 화면 캡처, 그리고 누가 어떤 순서로 일하는지만 알려주시면 범위를 정리해서 금액과 기간을 같이 말씀드립니다. 상담 자체에는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계약금은 어떻게 나눠서 내나요?

보통 착수할 때, 중간 확인할 때, 마무리할 때 세 번에 나눠서 받고 있습니다. 금액이 작은 건은 착수와 마무리 두 번으로 하기도 합니다.

만들고 나서 고치는 것도 비용이 드나요?

처음 합의한 범위 안에서 잘못 만들어진 부분은 당연히 그냥 고쳐 드립니다. 쓰다가 새로 필요해진 기능은 따로 말씀드리고 진행하는데, 어느 정도 규모인지 보고 미리 금액을 말씀드린 뒤에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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