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전산을 만들 때 의외로 시간이 많이 드는 게 기존 엑셀을 옮기는 일입니다. 파일 하나를 그대로 올리면 될 거 같지만, 실제로 열어 보면 같은 거래처가 이름이 조금씩 다르게 몇 번씩 들어가 있기도 하고, 날짜가 글자로 적혀 있거나 금액에 "원"이 붙어 있기도 해서 그대로 넣으면 집계가 맞지 않습니다.
제가 옮길 때 실제로 거치는 순서를 적어 봤는데, 직접 정리해 보실 때도 이 순서대로 하시면 나중에 고생을 덜 하실 거 같습니다.
1. 파일부터 모은다
먼저 회사 안에 흩어져 있는 엑셀을 전부 모읍니다. 영업 담당자마다 따로 쓰던 파일, 정산 담당자 파일, 예전에 쓰던 프로그램에서 내보낸 파일까지요. 이 단계에서 "이건 누가 쓰던 거고, 이 중에 어느 게 최신인지"를 같이 정해 두지 않으면 나중에 같은 고객이 두 번 들어가게 됩니다.
예전에 쓰던 프로그램이 있다면 그 프로그램의 엑셀 내보내기 기능을 쓰시는 게 가장 깔끔합니다. 프로그램 회사 서버에 직접 접속해서 꺼내는 건 계약상 문제가 될 수 있어서 저는 하지 않고, 정식 내보내기나 프로그램 회사에 요청해서 받는 방법으로만 진행합니다.
2. 항목 이름을 맞춘다
파일마다 "상호", "업체명", "거래처"처럼 같은 걸 다르게 부르는 경우가 많아서, 새 전산의 항목에 어느 열이 들어갈지 표로 한 번 정리합니다. 이때 새 전산에는 있는데 엑셀에는 없는 항목, 엑셀에는 있는데 이제 안 쓰는 항목도 같이 정리해 두면 좋습니다.
3. 형식을 맞춘다
날짜는 2026-10-15 같은 한 가지 형식으로, 금액은 숫자만 남기고, 전화번호는 하이픈 넣는 방식을 하나로 통일합니다. 엑셀에서는 눈으로 보기에 같아 보여도 하나는 날짜고 하나는 글자인 경우가 많아서, 이걸 맞추지 않으면 기간별 조회가 엉뚱하게 나옵니다.
4. 중복을 정리한다
가장 손이 많이 가는 부분입니다. "(주)한빛상사", "한빛상사", "한빛"이 같은 회사인지는 사람이 확인해야 해서, 저는 사업자번호나 대표 전화번호처럼 겹칠 수 없는 값을 기준으로 먼저 묶고, 그래도 애매한 건 목록으로 뽑아서 회사 쪽에 확인을 받습니다. 이 확인을 건너뛰면 나중에 거래처별 매출이 둘로 쪼개져서 나옵니다.
5. 합계로 대조한다
옮긴 다음에는 엑셀에서 뽑은 합계와 새 전산에서 뽑은 합계를 나란히 놓고 비교합니다. 거래처 수, 월별 매출 합계, 미수금 합계 정도만 맞춰 봐도 빠진 게 있는지 대부분 드러납니다. 숫자가 다르면 어느 달에서 어긋나는지 좁혀 가면서 찾습니다.
6. 1~2주는 같이 쓴다
옮기자마자 엑셀을 버리기보다는 1~2주 정도 새 전산과 같이 보면서 숫자가 맞는지 확인하시는 걸 권합니다. 그 기간에 입력 화면에서 불편한 점도 같이 나오기 때문에, 그때 바로 고치면 실제로 쓰기 좋은 상태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새로 들어오는 데이터는
옮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옮긴 다음에 다시 엑셀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거래처를 새로 등록할 때 이미 있는 사업자번호면 알려 준다거나, 정해진 형식이 아니면 저장이 안 되게 막아 두면 같은 문제가 다시 생기지 않습니다. 엑셀에서 넘어갈 때가 됐는지 궁금하시면 엑셀로 회사 관리하다 막히는 순간도 같이 보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합계가 안 맞을 때 자주 나오는 원인
대조를 해 보면 금액이 조금씩 안 맞는 경우가 꽤 있는데, 원인은 대부분 몇 가지로 좁혀집니다. 가장 흔한 건 부가세 포함 금액과 별도 금액이 한 열에 섞여 있는 경우고, 그다음이 취소된 거래가 지워지지 않고 빨간 글씨로만 표시돼 있는 경우입니다. 엑셀에서는 사람이 색을 보고 빼고 계산하지만, 전산으로 옮기면 그 색은 아무 의미가 없어서 그대로 합계에 들어갑니다.
날짜도 자주 문제가 되는데, "10/15"처럼 연도 없이 적힌 날짜는 어느 해인지 알 수 없어서 파일 이름이나 앞뒤 행을 보고 추정해야 합니다. 소수점 반올림 차이로 몇 원씩 어긋나는 경우도 있고요. 이런 건 옮기기 전에 회사 쪽과 기준을 정해 두면 대조할 때 훨씬 빨리 끝납니다.
첨부 파일과 사진은
계약서 스캔본이나 현장 사진처럼 엑셀 밖에 따로 있는 파일도 같이 옮기고 싶어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파일 이름에 거래처 이름이나 계약 번호가 들어가 있으면 그걸 기준으로 자동으로 붙일 수 있는데, 이름이 제각각이면 사람이 하나하나 맞춰야 해서 시간이 꽤 듭니다. 양이 많으면 최근 것만 붙이고 나머지는 폴더째 보관해 두는 쪽으로 정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옮긴 뒤에 엑셀이 다시 생기지 않게
전산을 들여도 몇 달 지나면 직원분들 컴퓨터에 다시 엑셀이 하나둘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부분은 전산에서 원하는 모양으로 뽑아 볼 수가 없어서 내려받아 따로 가공하는 건데, 그런 엑셀이 보이면 어떤 표를 만들고 계신지 여쭤보고 그 화면을 전산 안에 추가하는 식으로 정리합니다. 따로 도는 엑셀이 줄어들수록 숫자가 서로 다르게 나오는 일도 같이 줄어듭니다.
자주 묻는 질문
몇 년 치 데이터를 다 옮겨야 하나요?
꼭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진행 중인 거래와 최근 1~2년 치만 옮기고, 그 이전 자료는 엑셀 원본을 보관해 두는 방식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데이터 이전 비용은 따로 드나요?
양식이 하나로 정리돼 있으면 제작 범위 안에서 같이 진행합니다. 파일이 여러 개로 흩어져 있고 중복 정리가 많이 필요하면 그 부분은 따로 말씀드리고 진행합니다.
옮기는 동안 업무를 멈춰야 하나요?
멈추지 않으셔도 됩니다. 기준 날짜를 하나 정해서 그날까지의 데이터를 옮기고, 그 뒤에 들어온 건 마지막에 한 번 더 옮기는 식으로 진행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