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셀은 처음 회사를 꾸릴 때 가장 좋은 도구입니다. 따로 돈이 들지도 않고, 원하는 대로 칸을 만들 수 있고, 다들 쓸 줄 아니까요. 문제는 사람이 늘고 데이터가 쌓이면서 생기는데, 아래 여섯 가지 중에 두세 개가 해당된다면 엑셀이 회사 일을 따라가지 못하기 시작한 거라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1. 취합하는 데만 반나절이 걸린다
직원마다 자기 파일이 따로 있고 양식도 조금씩 달라서, 월말이 되면 누군가 그걸 하나로 합치느라 하루를 다 씁니다. 합치는 사람이 매번 같은 사람이면 그분이 휴가 가는 주에는 집계가 멈추기도 하고요. 사람이 파일을 옮겨 붙이는 일이 반복된다면 그건 전산이 대신해야 하는 일입니다.
2. 누가 숫자를 고쳤는지 모른다
엑셀은 파일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어느 칸이든 고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금액이 틀려 있어도 언제 누가 바꿨는지 알 방법이 없고, 실수인지 아닌지도 확인이 안 됩니다. 직원은 본인 것만 고치고, 팀장은 팀 것을 보고, 바뀐 내용은 기록으로 남아야 하는 시점이 오면 엑셀로는 맞추기가 어렵습니다.
3. 같은 고객을 여러 파일에 또 적는다
영업 파일에도, 계약 파일에도, 정산 파일에도 같은 거래처를 따로 적고 있다면 한쪽에서 전화번호가 바뀌었을 때 나머지가 그대로 남습니다. 몇 달 지나면 어느 게 맞는 정보인지 아무도 모르게 되고요. 한 번 입력한 정보가 필요한 곳에서 같이 보여야 합니다.
4. 파일이 무거워지고 가끔 깨진다
행이 몇만 개가 넘어가면 파일을 여는 데만 한참 걸리고, 수식이 꼬여서 합계가 이상하게 나오거나, 저장하다가 파일이 통째로 날아가는 일도 생깁니다. 백업도 누군가 기억해서 복사해 둬야 하는 거라 빠지기 쉽습니다. 데이터가 계속 쌓이는 회사라면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고 백업도 자동으로 돌게 해 두는 쪽이 훨씬 안전합니다.
5. 밖에서, 여러 명이 동시에 못 본다
현장에 나가 있는 직원이 휴대폰으로 확인해야 하는데 파일을 카톡으로 주고받고 있거나, 두 명이 같은 파일을 동시에 열었다가 한 사람 작업이 덮어써지는 일이 있다면 꽤 불편하실 겁니다. 웹으로 만든 전산은 어디서든 같은 화면을 동시에 볼 수 있어서 이런 일이 없습니다.
6. 반복 작업에 사람이 계속 붙어 있다
매일 몇몇 사이트에 들어가서 숫자를 확인하고 엑셀에 옮겨 적거나, 매주 같은 보고서를 손으로 만들고 있다면 그건 업무 자동화로 없앨 수 있는 일입니다. 정해진 시간에 알아서 가져와서 채워 두면, 직원분은 그걸 보고 판단하는 일만 하시면 됩니다.
한 번에 다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엑셀을 한꺼번에 버려야 하는 건 아니고, 가장 불편한 업무 하나부터 전산으로 옮기는 게 좋습니다. 고객과 영업 관리가 문제면 맞춤 CRM부터, 재고나 정산이 문제면 사내 ERP부터 시작하면 되고, 쓰던 엑셀 데이터는 그대로 옮겨 옵니다. 옮기는 순서는 엑셀 데이터를 새 전산으로 옮기는 방법에 따로 정리해 뒀습니다.
구글시트로 바꾸면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하시는 분도 많은데, 동시에 보는 문제는 나아지지만 권한과 기록, 중복 입력 문제는 그대로 남습니다. 직원이 열 명 안쪽이고 다들 같은 정보를 봐도 괜찮다면 시트로도 충분하고, 그 이상이 되면 노코드 툴과 맞춤 개발 중 어느 쪽이 맞는지도 같이 보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넘어가기 전에 해 두면 좋은 것
전산으로 옮기기로 하셨다면, 그 전에 지금 쓰는 엑셀 파일을 한곳에 모아 두시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담당자마다 따로 쓰던 파일, 예전에 쓰다 만 파일, 다른 프로그램에서 내려받은 파일까지 모아 두면 어떤 항목을 실제로 쓰고 있는지가 보이고, 거기서 안 쓰는 항목을 덜어내면 새 전산이 훨씬 단순해집니다.
그리고 엑셀에서 가장 자주 하는 작업이 뭔지 한 번 적어 보시면 좋습니다. 매주 하는 집계, 매달 만드는 보고서, 고객에게 보내는 견적서 같은 것들이요. 그게 새 전산에서 버튼 하나로 되게 만들어야 할 일들이라, 이 목록이 있으면 무엇부터 만들지 정하기가 쉬워집니다.
엑셀을 계속 쓰셔도 되는 경우
아직 엑셀로 충분한 회사도 많습니다. 한 사람이 한 파일로 관리하고 있고, 다른 사람이 같이 고칠 일이 없고, 데이터가 몇천 줄 안쪽이라면 굳이 전산을 들이실 필요가 없습니다. 그럴 때는 시트를 용도별로 나누고, 입력 칸에 목록 선택을 걸어서 같은 걸 다르게 적지 않게 하고, 파일을 주기적으로 다른 곳에 복사해 두는 것만으로도 꽤 오래 버틸 수 있습니다. 위의 신호가 두세 개씩 보이기 시작할 때 그때 고민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직원이 몇 명쯤 되면 전산이 필요한가요?
인원보다는 위에 적은 신호가 몇 개인지가 더 중요합니다. 다섯 명이어도 권한 구분이 꼭 필요하면 전산이 맞고, 스무 명이어도 다들 같은 정보를 보면 되는 회사라면 엑셀로 버틸 수 있습니다.
전산으로 바꾸면 엑셀은 아예 못 쓰나요?
아닙니다. 전산에 있는 데이터를 언제든 엑셀로 내려받을 수 있게 만들어 두는 편이라, 보고서나 따로 분석하실 때는 지금처럼 엑셀을 쓰시면 됩니다.
쓰던 엑셀 양식을 그대로 쓸 수 있나요?
네, 항목 이름과 순서를 최대한 지금 쓰시는 그대로 가져갑니다. 직원분들이 새로 배울 게 적어야 실제로 쓰게 되니까요.
구글시트로 바꾸면 해결되지 않나요?
여러 명이 동시에 보는 문제는 확실히 나아집니다. 다만 누가 무엇을 볼 수 있는지 나누는 것과 바뀐 기록을 남기는 것, 같은 내용을 여러 시트에 다시 적는 문제는 그대로 남아서, 그게 불편하신 거라면 시트보다는 전산 쪽이 맞을 거 같습니다.

